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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 작가를 추모하며....(여과없는 리뷰와 평점노출의 문제점)

by 프로도타임 2025.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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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귀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35세의 청년 작가 백세희양의 별세 소식에 그녀의 책을 뒤늦게 주문하고서, 망연자실한 기분에 휩싸였다.

OECD국가중에서 자살율 1위의 나라 대한민국.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 별이 지듯 하나 둘씩 사라져간다.  

35살이라는 나이.....이제 막 인생의 꽃을 피울 시기인데, 이렇게 빨리 ....

재능있고 예쁘고 아주 섬세해보이는 백세희 작가가 떠났다는 소식은 정말 남 일 같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의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았더라도...

 

뒤 늦게게서야 백세희 작가의 책에 관심이 갔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워낙 화제의 베스트셀러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던 그녀와 그녀의 책.

BTS의 RM의 추천 서적이기도해서 워낙 유명세를 탄 책이다보니, 필자 역시 책의 제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때 나의 생각은 '요즘 젊은이들의 감성과 만만치않은 세상살이의 어려움( 딜레마 )을 잘 캐치한 재미있는 제목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2018년에 출간된 이 책은 국내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해외의 여러나라에서도 번역이 되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책을 집필한 주인공인 백세희 작가는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우선 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녀의 책을 급한 데로 오디오북을 통해서 내용을 접하게되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책이길래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걸까?

이 책으로 인해서 백세희 작가의 인생은 엄청난 사람들의 관심의 무게를 견뎌내야하는 벅차면서도 피곤한 삶으로 전환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삶을 사는 신데렐라가 되었겠지만, 갑작스러운 유명세는 기분부전장애로 오랜시간 상담치료를 받던 그녀에게는 어느 정도 독이 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필자는 우선 1시간 분량의 오디오북을 통해서 백세희 작가의 책을 접하게되었다.

책 속에서는 백세희 작가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부터 미묘하고 복잡한 가족관계에서 오는 갈등들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겪고 있는 혼란스러움과 본인의 취약점들을 의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식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는 그녀가 매우 큰 용기를 내고 책을 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고,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때때로 자존감이 바닥을 기기도 하고, 남들에게 무시를 받을까봐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더 늘어놓기도 하고 본의 아닌 임시응변식의 거짓말을 하게될 때도 있다.

 

책의 상담 내용에서 백세희 작가는 아직 미완성된 청년, 소녀로서의 마음으로 자신의 내면의 불안함과 갈등, 고통등을 토로하면서 결국에는 그에 대한 답을 발견해가며 세상을 살아낼 힘을 얻고 싶어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한 때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 많은 사람들이 짧게 혹은 길게 우울증이라는 괴물을 대면해봤을 것이다. ) 백세희 작가의 치료상담과정에 대한 면담 내용을 책으로 기록한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라는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자 한 사람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공유하면서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온라인 서점 플랫폼에는 그녀의 책에 대해서 악평의 글들이 배설물처럼 쌓여있었다. 

 

필자는 이러한 무분별한 리뷰와 댓글들이 노출되는 현재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이 네티즌들의 무차별적인 댓글 테러에 상처를 받고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있었던바, 필터링없이 노출되는 리뷰와 평점은 저자를 대중들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어버리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충분히 사려깊고 작가로서의 재능과 노력이 충만한 인재를 허망하게 떠나보내는 대한민국 사회.

타인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키보드를 감정적으로 두드리면서 본인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 책에 대해서 배설물처럼 댓글을 남기는 현상을 더이상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종합포털 사이트에서도 연예인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온라인 서점의 댓글, 평점 평가란에도 적절한 필터링과 검수를 통해서 선택적으로 노출을 시켜야한다.

 

혹평은 때로는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넘어서서 '흉기'로 작용될 수 있다.

말은 한번 들으면 사라지지만, 글은 온라인상에 박제가 되어서 두고 두고 당사자의 마음을 갈기 갈기 찢어 놓는다. 

 

오랜 시간 동안 심리치료를 받으며 삶을 건실하게 꾸려보고자 노력했던 청년 작가의 인생이 꽃피워지기도 전에, 작은 묘목이 세월을 견뎌내고 굳은 뿌리를 내며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는 나무로 자라기도 전에, 무차별적으로 가해지는 비판과 비난, 그리고 멸시와 무시어린 발언들이 지속적으로 가해진다면, 사람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서야만 한다.

 

다수의 군중들이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없이 쏟아낸 배설물들은 더이상 당사자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낭떠러지로 밀어넣었을 것이고 결국은 낭떠러지밑으로 떨어지도록 만든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다. 

 

 

 

 

 

백세희 작가의 인스타그램

 


백세희 작가를 추모하는 글을 쓰면서 계속해서 내 머릿 속에는 한 여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시는 볼수 없는 아름다운 한 여인이.....

 

설리 ( 1994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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