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결혼을 했다.
형제 없이 외롭게 자라기도 했고, 부모님의 이른 이혼으로 인해서 여러모로 정에 굶주려있다보니 너무 늦지 않게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내향인의 성격을 가진 나에게 이성을 만나기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친후, 이성에 대한 만남을 거의 포기할때즈음 짚신도 짝이 있다고 나의 평생 반려자를 만나게되었다.
우리는 서로 가진 것이 거의 없다보니 결혼식장에서의 성대한 의식은 생략하고, 양가 부모님과 친척분들을 초대해서 회관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결혼 의식을 치뤘다. 요즘 사람들은 빚이 있어도 결혼식만은 성대하게 치루려는 욕심이있고, 첫 신혼집만은 무리를 해서라도 아파트에서 시작하고 싶어하지만, 없는 형편에 무리를 한다는 것은 행복한 결혼생활의 걸림돌이 되기때문에 지금도 나의 의견에 따라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되돌아보니 결혼식에 무리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집도 형편에 맞게 작게 시작해서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이니 결혼 10년차가 되어가는 시점에 자가주택을 가지고 있고, 지방에 작은 빌라도 매입하였고, 각자의 자동차까지 가진 여유있는 생활을 하게되었다.
결혼 생활을 함에 있어서 나는 '집밥의 중요성'에 대해서 매우 강조하고 싶다.
좋은 반려자, 평생을 함께 할 여자의 조건 중에서 외모와 성격도 우선시되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족들을 위해서 기꺼히 요리를 해주는 마음 따뜻한 여성이 최고의 반려자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배달 어플의 발달로 인하여 손가락만 몇 번 클릭하면 갖가지 요리가 수십분 안에 집앞으로 배달이 되는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끼니를 집밥으로 해주는 반려자, 생일날이 되면 반려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멋깔나게 차려주는 반려자, 정성스런 도시락을 챙겨서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주는 반려자, 이런 반려자와 함께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은 일상에서 잔잔한 행복을 느끼면서 큰 기복없이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
직접 요리를 해보면 알겠지만 세계의 요리 중에서도 한식은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 양념들과 많은 과정들을 거쳐야하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과정을 결혼후 매일 같이 반복하며 손수 밥상을 차려주는 반려자를 보면 결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외모가 아름다운 아내, 성격이 좋은 아내, 이해심이 많은 아내, 경제적 능력이 있는 안내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반려자의 유형이 있고 각자 원하는 조건이 있겠지만, 나는 단연코 요리를 잘 해주는 아내가 최고인 것 같다.